무장공비 침투로 막혔던 청와대 앞길, 반세기만에 24시간 개방

입력 2017-06-22 15:59

청와대가 50년 만에 청와대 앞길을 전면 개방한다. 이를 위해 청와대 주변에 있는 5개 검문소의 검문은 평시에는 중단된다. 또 육중한 바리케이드는 사라지고 신형 교통안내초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대통령 경호실은 26일부터 열린 청와대를 적극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청와대 앞길을 전면 개방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김신조 사건’으로 알려진 1968년 1월21일 무장공비 청와대 침투사건 이후 가로막혔던 청와대 앞길이 반세기만에 다시 시민에게 열리게 됐다.

현재 청와대 앞길은 오전 5시30분(동절기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제한적으로 개방되고 있다. 이번 조치로 경복궁 둘레길 야간 산책이 가능해지고, 더 이상 야간에 청와대 앞길에서 차량을 우회하지 않아도 돼 시민 편의가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촬영도 자유로워진다. 그동안 청와대는 국가보안 목표 시설로 지정돼있어 청와대 방향으로 사진을 찍는 일은 엄격히 제한돼왔다. 청와대 정문 신무문 맞은편에서만 사진촬영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개방 조치에 발맞춰 경비초소 등 보안이 필요한 시설을 제외하고는 어느 지점에서나 청와대 방향으로 사진 촬영이 가능해진다.

검문 방식도 바뀐다. 그동안 청와대 주변 검문소에서는 정복을 입은 경찰관이 모든 차량과 인원을 정지시키고 “어디 가십니까?”라고 묻는 형식적인 검문이 실시돼왔다. 그로 인해 불가피하게 교통 흐름을 정체시킬 뿐 테러 대비 효과는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새로 도입되는 검문 방식은 테러 첩보나 공격 징후 등을 고려해 상황에 적합한 근무형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주영훈 청와대 경호실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관행적으로 지속된 불확실한 위험에 대비한 통제와 차단 위주의 ‘위험관리' 경비기법을 현실화된 위험에 즉각 대응하는 ‘위기관리'로 전환한다”며 “IT 기술을 접목한 선진화된 시스템 경비를 도입해 시민 편의를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