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더러운 단어 제거돼야"… '막말' 정치인에 일침

입력 2017-06-22 15:01
JTBC 뉴스룸 캡쳐

21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는 '막말', 욕설, '아무말대잔치'가 난무하는 정치인들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그는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가 남긴 말을 인용해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 앵커는 "더러운 단어와 표현은 일상에서도 제거되어야 한다. 사람의 말 또한 위생을 필요로 한다"고 했다.

러시아 혁명가를 인용하는 게 불편하다면 거꾸로 얘기해보겠다며 "하물며 그 옛날 러시아의 사회주의자도 품위 있는 말을 쓰는 게 좋다고 했는데 우리의 정치인들은?"이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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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예도 들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2012년 노스캐롤라이나의 샬럿에서 열렸던 민주당 전당대회를 언급했다. 당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전당대회장에 있었다는 손 앵커는 "가장 놀라웠던 것은 다름 아닌 연사들의 연설 그 자체였다"고 회고했다.

미셸 오바마, 빌 클린턴 등 내로라하는 연사들, 마지막 순서였던 오바마의 후보 수락 연설까지 다양한 '말의 잔치'가 열렸다. 손 앵커가 놀랐던 부분은 "그들의 말 어디 하나에도 험하거나 상스러운 말, 사회를 분열시키는 말은 없었다"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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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근 우리 정치권에서 나온 말들은 "미안하지만 다시 인용해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며 그는 사람들은 그 말들을 모아서 '아무말 대잔치'라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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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것이 차라리 아무 말이었으면"이라고 탄식하던 손 앵커는 이것이 "사실은 나름의 주도면밀한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의 정치는 또 얼마만큼 가야 할 길이 먼 것인가"라고 말했다.

JTBC 뉴스룸 캡쳐

광장의 시기를 지나 또 다른 정치적 변화기를 맞고 있는 우리에겐 아직도 미셸 오바마의 명언이 유효하다는 그는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는 한 마디로 브리핑을 마무리했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