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박 "정상회담, CEO 문재인과 CEO 트럼프로 만나야"

입력 2017-06-22 14:56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존 박 교수가 22일 국방대학교 제35차 국제안보학술회의에서 강연하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양국 관계가 걸려 있다"면서 "CEO(최고경영자) 문재인 대 CEO 트럼프로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 신(新)행정부의 대외 안보협력'을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 존 박 교수는 “한·미정상회담이 앞으로 양국 관계에 중요한 전환점 될 것"이라며 "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디테일보다는 큰 것을 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박 교수는 "워싱턴의 의회와 백악관 다 변하고 있다. 이전과는 지형이 달라졌다. 양국 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에 걸려 있고, 미국은 한국을 렌즈를 통해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 관계에 의문이 있기는 하다. 한국에 대한 재래식 위협도 중요하고, 미국은 실제로 자국 수도가 북한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본다. 미국 안보에서 북한을 가장 중요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또 "현재 미·중 전략대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서도 북핵 문제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사드 문제도 상당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 사드 문제를 잘못 관리하면 동맹의 근본이 흔들릴 수도 있다. 한·미 간에 근본적인 차이점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차이점이 정상회담에서 드러나면 충격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공화당을 떠나 미국 정가에선 북한 문제를 아주 세심하게 보고 있다는 말이었다. 지난 4월 15일 북한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이 잇따라 시험발사되고 있는데, 미국은 그 위협을 '실제상황'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존 박 교수는 "한국이 일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 등으로 한국이 정체돼 있던 7개월 동안 일본은 아주 발빠르게 움직였고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적절히 들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CEO 문재인 대 CEO 트럼프로 만날 수 있어야 한다. 트럼프에게 복잡한 문제를 구구절절히 설명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CEO 트럼프가 즉각 파악할 수 있는 큰 사안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