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처음 주재했다. 이 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의 성공과 실패는 여러 부처가 관련돼 있고 국민 의견 통일이 쉽지 않은 문제를 유능하고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면서 “좀 과장하자면 문재인정부의 성패는 바로 이 회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는 매주 목요일 총리 주재로 열린다. 문재인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사안 등을 점검해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국무조정실은 국정현안회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하는 갈등관리정책협의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해 진행 상황을 조율하고, 각 부처 장관과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갈등조정협의체 등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회의는 부총리 2명과 청와대 정무수석이 항상 참석하며 사안에 따라 유관 부처 장관이 추가로 참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낙연 총리는 경제 분야를 예로 들며 “경제부총리는 경제부처의 업무를 조정하는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지만 그밖의 부처 업무에 대해서는 그만한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런데 복합적인 문제, 어려운 문제일수록 비경제 부처가 꼭 관련되는 문제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시작하는 국정현안점검회의는 바로 그 공백을 해결해가는, 관리해가는 회의다. 굉장히 중요한 회의”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청와대와 경제기획원이 중심이 돼 모든 분야를 조정하고 지시했지만 지금은 행정이 복잡해져 그런 방식이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청와대가 가장 강력한 국정의 점검, 조정 기관이지만 청와대 혼자 다 할 수는 없고, 다 해서도 안 되는 시대가 됐다"며 "지금은 행정 자체가 굉장히 복합적 다층적으로 변해 더 이상 권위주의적 정부를 운영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문재인정부 한 달'에 대한 소회로 "국가 목표, 국정 목표가 빠르게 또 명료하게 정리되고 있다. 다만 그렇게 정리된 국정 목표가 하나 같이 어려운 과제라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평지에서 산을 올려다 보면 길이 없지만 산에 들어가 보면 길이 있고 그 길을 따라 가면 정상까지 가게 된다. 인내를 갖고 목표에 도달하자"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국적인 가뭄 문제와 추가경정예산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심의 문제를 논의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