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자면서 잠깐씩 숨을 쉬지 않는 수면무호흡증이 암 세포도 키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팀은 수면 무호흡증상인 '간헐적 저산소'에 노출시킨 쥐의 암 종양 크기 변화를 관찰한 결과, 암 성장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2일 밝혔다.
수면 무호흡증은 말 그대로 자는 중에 숨을 쉬지 않는 상태로 산소 공급이 부족하게 된다. 한동안 숨이 막혀 컥컥거리다가 한계점이 지나면 ‘푸’하고 숨을 몰아 쉬는 모습이 관찰된다.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5번 이상이면 심각한 수면 무호흡증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는 피부암 세포를 쥐에게 이식하기 전과 후로 나누어 진행됐다. 암세포 이식 전 실험군에서는 미리 암세포를 간헐적 저산소에 노출시킨 후 이를 쥐에게 이식했다.
암세포 이식후 실험군에서는 경증 저산소군(저산소 노출: 시간당 10회)과 중증 저산소군(시간당 20회)으로 나누어 강도를 달리 했다.
그 결과 암세포 이식 전 실험군은 대조군(정상 산소)에 비해 19일간 종양 무게가 1.5배 더 증가했다. 암세포 이식 후 실험군은 중증 저산소군이 경증 저산소군과 대조군에 비해 22일간 종양 무게가 2.5배 증가했다.
종양 조직의 유전자 발현을 확인한 결과, 저산소 적응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HIF-1알파' 단백질이 해당 하위 단백질과 함께 발현이 높아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세포가 저산소 환경에 빈번히 노출되면 HIF-1이라는 단백질을 증가시켜 저산소 환경에 적응한다. 암세포의 경우 이 과정에서 신생혈관이 늘어나고 산소와 영양 공급을 늘려 성장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특히 중등도 이상의 수면 무호흡증은 저산소 상태가 빈번히 나타나기 때문에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종양 분야 국제학술지 '암 표적'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