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화재 생존자들, 최소 22억원 최고급 아파트로 이사한다

입력 2017-06-22 10:17
(신화 뉴시스) 영국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 상황

지난 14일 영국 런던의 아파트 '그렌펠 타워' 화재로 집을 잃은 생존자 다수가 근처의 고급 아파트에 '영구 보금자리'를 얻게 될 예정이라고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가 21일 보도했다. 현재 생존자들은 인근 호텔에 머물고 있다.

영국 정부는 그렌펠 타워에서 가까운 켄싱턴 구에 신축된 고급 아파트 단지에 방 1개부터 3개짜리 집 68채를 확보했다. 가구당 최소 분양가가 150만 파운드(약 22억원)이고 펜트하우스는 1300만 파운드(약 188억원)에 이르는 고급 아파트다.

런던 화재 피해자들이 입주할 고급 아파트

피해자들을 위한 새로운 거처는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당수가 켄싱턴에 비어 있는 고급 주택을 정부가 구입해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나온 조치다. 코빈은 지난 15일 의회 긴급회의에서 런던 주택시장의 양극화 문제를 지적하며 "고급 건물과 방들이 텅 빈 채로 남아 있는 데 집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살 곳을 찾아 헤매고 있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지드 자비드 지역사회부 장관 역시 "집을 잃은 이들이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조속히 영구 거처를 마련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 아파트에 방 1개부터 3개짜리까지 총 68채를 구매했다. 방 2개 아파트는 분양가가 통상 240만 파운드(약 35억원)지만 런던시는 약 1000만 파운드(145억원)에 68채를 구입했다. 아파트 단지 개발자 세인트 에드워드와 개발업체인 버클리그룹이 참사 생존자들을 위해 이 같은 가격에 동의했다.

토니 피즐리 버클리 그룹 회장은 "우리는 피해자들이 잃은 집을 찾아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안전하고 익숙한 장소에서 삶의 재건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입주를 준비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할 것"이라고 전했다.


생존자들은 7월 말부터 새 집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이들이 입주할 아파트는 24시간 서비스, 운동시설, 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렌펠 타워 희생자들에게는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진 않을 거라고 버클리 그룹은 밝혔다.


120가구가 거주하던 그렌펠 타워 화재로 최소 79명이 사망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 런던의 한가운데에서 '후진국형 참사'가 일어났다며 비난과 분노가 일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생존자들에게 3주 내에 인근에 새 집을 얻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