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야당이 일제히 사퇴 요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청와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2일 cpbc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책 내용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탁 행정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이어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의견을 많이 나눴다”며 “청와대 측에도 부적절한 행동이고, 그것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여성 비하 의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탁 행정관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각종 현안에서 여당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정의당도 지난 21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그릇된 성 인식이 드러난 탁 행정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적 개혁에 걸림돌이 될 뿐”이라며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야당은 탁 행정관의 거취와 관련해 문 대통령까지 겨냥하고 있다. 탁 행정관이 과거 문 대통령의 히말라야 트레킹 당시 동행했을 정도로 측근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김상조, 강경화 장관 임명 강행의 이유로 국민 지지를 들면서도 탁 행정관에 대한 반대여론을 외면하는 것은 여론마저도 제 입맛에 맞게 취사선택하겠다는 오만과 독선의 연장선”이라고 비난했다.
탁 행정관은 과거 자신이 쓴 책 ‘남자마음설명서’에서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건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하는 등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자신을 포함해 4명이 공동발간한 대담집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도 “임신한 선생님도 섹시했다”와 같은 표현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