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총여학생회 '동틈'은 지난 15일 '교수님, 안 되는 걸 알면 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대자보와 함께 강의실에서 벌어지는 성차별, 혐오, 비하 발언 실태를 고발했다.
동국대 총여학생회는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 강의 도중에 벌어지는 성차별·혐오·비하 발언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강의실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접수된 응답은 총 45건(중복 응답자 포함)이었다.
교수의 문제 발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여성 혐오 발언(29건, 64%)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성소수자 혐오 발언(9건, 20%), 기타(3건, 7%), 장애인 혐오 발언(2건, 4%), 인종 혐오 발언(2건, 4%) 순이었다.
강의실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교수들은 "우리나라 여자들이 다 취집을 해서 우리나라 GDP가 낮다" "여자가 제사도 지낼 줄 모르면 시집가서 어쩌려고"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것은 프랑스에선 '몸 파는 여성'이나 하는 일" 등의 여성 혐오 발언을 했다.
"남자들은 다 여자 좋아하잖아요?"와 같은 성소수자를 생각하지 않은 발언도 있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있으면 팀플하기 힘들 거다"라는 인종 차별 발언, 장애인 비하 표현인 "병신"이라는 말을 쓴 교수도 있었다.
동국대 총여학생회 '동틈'은 "여성이라서, 성소수자라서, 장애인이라서 외국인이라서… 특정 정체성이라는 이유로 행해지고 있는 혐오·차별 발언들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강의자 스스로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을 절대적인 것으로 간주해 당연한 사실인 마냥 전파하고 있는 것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학문의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에서 배제와 소외를 재생산한다"며 교수 혐오 발언의 문제점을 짚었다.
학생들이 교수들의 이런 발언에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학습 환경도 지적했다. '동틈'은 "학점에 따른 불이익, 취업에 대한 불안정성으로 인해 형성되는 강의자와 학생 간의 불평등한 권력구도"를 그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이런 강의자의 차별적 발언들은 용인하고 묵과하면 차별의 구조는 공고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총여학생회는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모든 교수에게 발송할 예정이며, 인권센터에 전달해 후속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