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20일(현지시간) 오후 테러로 의심되는 폭발이 발생했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연달아 발생하고 고작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다.
미국 CNN방송과 AP통신에 따르면 오후 8시30분쯤 브뤼셀 중앙역에서 소규모 폭발이 일어났다. 벨기에 당국은 이 폭발을 자살 폭탄 테러로 보고 조사 중이다. 용의자는 인근에서 경계 근무를 서던 무장군인에 의해 사살됐다. 용의자는 폭탄벨트와 배낭을 메고 있었다.
브뤼셀은 그동안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주요 테러 표적이었다. 지난해 3월에는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이슬람국가(IS) 소행 폭탄테러로 32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을 당했다.
시민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검찰 대변인인 에릭 판 데어시프트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용의자 외에는 다친 사람은 없어 보인다”며 “이번 폭발의 피해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정보 및 수사 당국의 사전 인지 여부, 용의자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목격자들은 짧은 머리에 흰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남성이 범행 직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아랍어)’를 외쳤다고 증언하고 있다. 중앙역에 있던 한 목격자는 CNN에 “폭발음이 2차례 들리고 총격전이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벨기에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추가 테러 징후는 보이지 않지만 발생 가능성이 있어 테러위협 경계 수준을 3단계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21일 오전 국가안전대책회의(NSC)를 주재할 예정이다.
유럽은 테러 공포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런던의 한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는 무슬림을 향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했다. 파리에서도 자폭 공격으로 의심되는 차량 돌진 사건이 있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