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학살현장서 5살 아기 구출해낸 전직 특수부대원 (영상)

입력 2017-06-21 11:17
미 특수부대원 출신 구호대원인 유뱅크 씨가 5세 이라크 여아를 구조했다. 사진=유튜브 캡쳐

이슬람국가(IS) 저격수들의 총탄 세례를 뚫고 시체 더미에서 다섯 살 아이를 구출해내는 장면이 공개됐다. 아이를 구한 것은 미국 특수부대 출신 구호대원이었다.

미국 NBC 방송은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서 벌어졌던 '모술 탈환 작전' 영상을 최근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IS가 장악했던 이 도시를 되찾기 위해 전투가 벌어졌고, 민간인을 대거 학살하며 버티던 IS의 거점에서 살아남은 아이와 어른을 구출하는 과정이 영상에 담겨 있었다. 

영상에서 미군 탱크 뒤를 따라가던 특수부대원 출신 민간 구호대원 데이비드 유뱅크(56)와 그의 팀원들은 전방의 한 건물 벽 앞에 수북이 쌓인 시체더미에서 생존자를 발견했다. 다섯 살쯤 된 여자 아이가 죽은 엄마의 히자브(스카프)를 헤치며 기어나오고 있었다. 한 남자는 벽에 기대 앉아 도움을 요청했다.



육군 특수부대원 출신인 유뱅크는 자신이 이끄는 구호단체 '자유 버마 레인저스' 팀원들과 함께 신속하게 구출작전을 개시했다. 팀원들은 IS 저격수의 총탄을 막기 위해 엄호 사격을 시작했다. 동시에 헬멧과 방탄조끼 차림의 유뱅크가 신속하게 뛰어가 다섯 살 소녀를 품에 안았다. 

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옮긴 유뱅크는 바로 다시 건물 벽을 향해 뛰어갔지만, IS의 폭탄이 터지면서 그 일대가 화염에 휩싸여 남성은 구하지 못했다.

사진=유튜브 캡쳐

유뱅크는 1992년 10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신이 이끄는 곳이면 어디든 가겠다"며 신학교에 등록했다. 성경공부를 인도하기 위해 아내 카렌과 함께 미얀마(버마)로 갔다. 그는 미얀마 정부군의 탄압을 받는 소수민족을 돕우려 의약품과 생필품을 오지에 보내는 '자유 버마 레인저스'를 현지에서 결성해 2년간 활동했다.

2015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 IS가 장악한 모술 인근에서 4명의 미얀마인과 함께 현지 쿠르드계 민병대인 '페시메르가'와 연합해 구호활동을 펴고 있다. 유뱅크는 LA타임스 인터뷰에서 "지금이 아니면 아이를 구할 수 없다. 아이를 구하려다가 죽는다면 아내와 자식들도 이해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이 나를 이곳에 보냈다고 생각한다. 안전은 신경 쓰지 않는다. 오로지 '자랑스럽게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자문할 뿐이다"라고 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