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브리핑 촬영·녹음 불허…대변인 경질까지

입력 2017-06-21 11:07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가 백악관 브리핑의 촬영과 녹음을 불허했다. 러시아 스캔들 질문 공세에 시달리자 지난주부터 카메라 촬영을 불허하더니 19일(현지시간)부터는 오디오 녹음마저 차단했다. 숀 스파이서 대변인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며 경질하겠다고도 발표했다.

매일 오후 미국 방송사들은 백악관의 정례 브리핑을 중계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부터 브리핑 촬영을 불허했다. 지난주에 열린 5차례 브리핑 중 4차례는 TV 카메라 없이 진행됐다. 이에 반발한 CNN은 영상 녹화를 끄고 음성만 생방송에 내보냈으나 백악관은 오디오 중계마저 차단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대선 당시부터 러시아와 연루돼 있었다는 의혹에 특검 수사가 시작되고 탄핵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백악관 브리핑은 매일 같이 기자들이 관련 질문을 쏟아내는 무대였다.

(AP 뉴시스) 정례 브리핑하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숀 스파이서 대변인을 상대로 집요한 질문 공세를 퍼부으며 하루가 다르게 트럼프 정부를 코너로 밀어붙이고 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일 땀을 흘려야 했다.

브리핑 현장을 지켜보던 트럼프 대통령은 스파이서 대변인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며 그를 경질하기로 결심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막후에서 홍보 업무를 맡는 자리로 옮길 예정이다.

기자들의 질문 내용과 대변인의 답변 모두에 불만을 품은 트럼프 행정부는 결국 백악관 브리핑 내용이 직접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말았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