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무인기, 北 금강군서 발진” 성주 찍고 추락까지 5시간30분

입력 2017-06-21 10:53 수정 2017-06-21 11:02
지난 9일 강원도 인제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 국민일보 DB

강원도 인제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가 북한 강원도 금강군에서 발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21일 “중앙합동정보조사팀이 비행경로를 분석한 결과 소형 무인기를 북한의 기체로 확인했다”며 “중앙합동정보조사팀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발견 당일부터 지금까지 과학적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무인기는 지난 9일 인제의 한 야산에서 나무에 걸친 채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주민 신고로 무인기를 분석한 군은 초기 분석에서 2014년 3월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와 유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무인기의 몸체 길이는 1.8m, 날개 폭은 2.4m다. 엔진은 3년 전 기체보다 1개 늘어난 2개였다.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 GPS 장치가 장착됐다.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경북 성주 사드(THH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를 촬영한 뒤 북한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추락했다.

국방부는 무인기가 지난달 2일 강원도 북측 지역의 금강군 일대에서 발진해 군사분계선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분석했다. 성주에서 회항한 뒤 인제군 남면에 추락했다. 무인기의 발진 지점과 계획된 복귀 지점이 모두 금강군 일대인 것으로 비행경로 분석 결과 확인됐다.

무인기의 총 비행시간은 5시간30여 분이었다. 비행경로는 성주 기지와 우리 전방지역 군사첩보를 수집하도록 계획됐다. 기체에 저장된 550여장의 사진 중에는 비행경로의 근거가 되는 자료도 확인됐다.

국방부는 “북한의 이번 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 불가침 합의를 위반한 명백한 군사도발로,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방부는 무인기 대응 작전수행체계를 정립하고 합동방공훈련 강화할 방침이다. 또 소형 무인기 탐지 및 무력화 무기 체계 전력화 계획, 무인기 탐지 레이더 및 타격장비 운용, 신형 국지방공레이더·대공포·레이저 대공무기 전력화를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국방부는 “대통령이 지난 13일 한미 연합사령부에 방문했을 때 북한 무인기 위협 및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의 대응체계 구축을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며 “우리 군은 무인기 침투 등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현존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추가적인 보강전력 확보를 가속화해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