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지는 날’에 맞춰 고성 지르는 민경욱 의원 영상

입력 2017-06-21 06:41 수정 2017-06-21 07:26
사진=방송 영상 캡처

“오늘은 조국 조지면서 떠드는 날”이라는 문구가 담긴 김재정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의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20일. 같은 당의 민경욱 의원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책상을 내리치며 고성을 질러댔다. 온라인 곳곳에선 “김 대변인의 '지령'에 따라 민경욱 의원이 움직이고 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사진=채널 A 캡처

더팩트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 대책회의에 참석한 김 의원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김 의원은 의자에 앉아 자신의 보좌관에게 “안경환 건 계속요. 집요하게. 오늘은 조국 조지면서 떠드는 날입니다. 문정인 무슬림인지 반미생각가진 사람 특보라니”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날은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 내각 인선의 책임을 묻기 위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 요구를 의결하기로 한 날이다. 야 3당은 운영위를 여당 없이 단독 개최했다.



정우택 국회 운영위원장은 “국회법 52조에 따라 김선동 한국당 의원을 비롯해 11명의 개인 요구에 따라 운영위를 열었다. 논의할 의사일정에 대해선 여야 간사 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운영위를 시작했다.

정 위원장은 자유발언 시간을 이어갔고,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첫 발언자로 나섰다. 민 의원은 준비한 원고를 읽었다. 민 의원의 발언 중 운영위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입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민 의원의 의사발언 같은 자유발언이 이어지자 정 위원장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발언 중이다. 가만 있어라. 다른 의원이 얘기하는데 왜 늦게 들어와 큰 소리냐”며 제지했다.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정 위원장에게 “반말하지 마라. 의사진행발언이면 시간제한을 둬라”고 반발했고 민주당 의원들도 민 의원을 향해 “정론관에 가서 하라”며 비난했다.

소란이 커지자 원고를 읽던 민 의원의 목소리는 점점 더 높아졌다. 원고를 다 읽은 민 의원은 “난 의사진행 발언을 한 게 아니다. 발언을 하라고 해서 한 거다. 누가 의사진행 발언을 했냐”고 반문했다. 흥분한 민 의원은 “당신 뭐하는 거야. 늦게와서 뭐하는 거야”라고 고성을 지르며 탁자를 내리쳤다.

이 같은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김 대변인의 지시에 따른 민 의원”이라며 영상을 공유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