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올림픽’으로 불리는 모스크바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한국인 우승자가 처음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막을 내린 제13회 대회에서 박선미(17)가 여자 주니어 듀엣 부문에서 러시아의 엘리자베타 코코레바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박선미는 금메달과 함께 2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또 여자 주니어 솔로 부문에 출전한 이수빈(18)이 중국의 리시위와 함께 공동 2위에 오르며 은메달과 1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박선미와 파트너를 이뤄 남자 시니어 듀엣 부문에 출전한 이상민(19)은 장려상(Diploma)과 30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모스크바 국제 발레 콩쿠르는 지난 1969년 창설돼 4년마다 열리고 있는 세계적 권위의 발레 대회다. 불가리아의 바르나 콩쿠르, 미국의 IBC(일명 잭슨 콩쿠르)와 함께 3대 발레 콩쿠르로 꼽힌다. 러시아 문화부가 주최하며 국립발레단과 여러 차례 작업해 한국에도 잘 알려진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1973년부터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만 14세 이상~19세 미만의 주니어 부문과 만 19세 이상~28세 미만의 시니어 부문으로 나뉘며 각각 듀엣과 솔로로 나뉜다. 올해 대회 본선에는 27개국에서 무용수 부문 170명, 안무가 부문 30명 등 모두 200명이 참가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 무용수가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2009년 이동훈과 김리회의 남녀 시니어 듀엣 부문 2위, 김기민의 남자 주니어 듀엣 부문 1위 없는 2위다. 앞서 1997년 김용걸이 남자 시니어 듀엣 부문 3위, 2001년 김주원이 여자 시니어 듀엣 부문 3위에 오른 바 있다.
이번에 수상한 세 무용수는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중이다. 이미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차세대 발레 스타로 주목받아 왔다. 박선미는 2015년 시칠리아 바로카 국제무용콩쿠르 주니어 부문 1위, 2016년 발렌티나 코즐로바 국제 발레콩쿠르 주니어 부문 2위와 바가노바 국제 발레 콩쿠르 시니어 부문 3위를 수상한 바 있다. 이수빈은 2014년 바르나 콩쿠르 주니어 부문 그랑프리를 포함해 3관왕을 차지했으며 2016년 바가노바 국제 발레 콩쿠르 여자 시니어 부문 1위에 올랐다. 이상민 역시 2015년 베를린 국제 무용 콩쿠르 고등부 2위와 2016년 러시아 페름 아라베스크 발레 콩쿠르 시니어 부문 2위와 바가노바 국제 발레 콩쿠르 여자 시니어 부문 1위에 올랐다.
한편 한국 유니버설 발레단 소속인 에블리나 고드노바(26)가 이 대회 여자 시니어 솔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금메달과 상금 3만 달러를 받았다. 라트비아 출신인 고드노바는 지난 2015년 유니버설 발레단에 입단해 현재 드미 솔리스트다. 비록 국적은 한국이 아니지만 한국 발레단에서 활동중인 무용수가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