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설치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A씨(55)의 범행 동기가 단순한 ‘분노’ 가 아닌 차별을 받고 있다는 ‘망상’ 때문으로 드러났다.
충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충주시 칠금동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설치기사 B씨(52)를 흉기로 살해한 A씨가 피해 망상 증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동원해 지난 19일 심리 분석을 벌인 결과 A씨의 심리 상태에 대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향후 검찰 수사와 재판 등의 과정에서 정신상태 등에 대한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충북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가 A씨를 면담한 결과 “피의자는 피해 망상으로 인해 평소 피해자가 근무하는 인터넷 업체에 대해 계속 부정적인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냈다.
지난 16일 오전 11시 7분쯤 충주시 칠금동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설치기사 B씨를 흉기로 살해한 A씨는 살인혐의로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평소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자주 끊기는 것에 불만을 품은 A씨는 사건 당일 집을 방문한 인터넷 설치기사 B씨와 인터넷 속도 문제로 말다툼하다 목과 복부 등을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흉기에 찔린 B씨는 가까스로 집 안에서 탈출해 행인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숨진 B씨는 전자제품 공장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아내와 대학생인 두 자녀를 둔 가정의 가장이었다. 그는 해당 통신업체에서 명예퇴직한 뒤 능력과 성실함을 인정받아 자회사에 재취업했다. 이웃에게는 주말마다 근처에 사는 80대 노모를 찾아 안부를 살피는 효자로도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살인 혐의로 이르면 21일쯤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인터넷 설치 기사 살해범 '망상' 장애
입력 2017-06-20 16:51 수정 2017-06-20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