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20일 오후 열렸지만 여야 의원들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운영위 출석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오만함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날을 세웠고, 항의 차 뒤늦게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운영위 소집은 절차도 명분도 없다”고 맞섰다.
회의 시작과 함께 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오늘 회의가 소집된 이유는 문재인정부의 불량인사와 관련된 것”이라며 “인사검증을 직접 담당하는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임종석 비서실장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이어 “공직 배제 5대 원칙은 저희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얘기한 것”이라며 “그럴싸한 말만 만들어놓고 법에 명시된 국회 인사청문절차 따위는 참고용이라며 평가절하하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오만함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선동 한국당 의원은 “인사참사, 검증부실 난맥상을 저희가 빨리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야3당이 공히 목소리를 내는 와중에 후보자 임명이 강행됐다”며 “(청와대가)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충정에서 소집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의 발언 도중 민주당 의원들이 운영위 소집에 집단 항의하면서 회의장은 한순간에 고성과 반말이 오가는 난장판으로 변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운영위원장인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다른 의원이 얘기하는데 왜 늦게 들어와 큰 소리냐”며 제지했고,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반말하지 말라. 이게 정상적인 회의냐”고 따졌다. 여야 의원들이 고성과 삿대질을 주고받으며 충돌하자 정 위원장이 양쪽 모두에게 발언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해 분위기가 겨우 진정됐다.
박 의원은 “운영위는 합의정신에 입각해 운영해야하는 곳인데 상임위 간사도 선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소집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박 의원은 운영위원장인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이렇게 운영위를 시작하면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파행에 선도적 역할을 하라는 것이냐“고 따졌다.
약 46분간 계속된 공방전에도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자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퇴장으로 항의표시를 했다. 박 의원은 “지금 모든 상임위가 마비된 상태에서 운영위만 연 의도가 뭐냐”며 “앞으로 이런 관행이 반복돼선 안된다는 것을 위원들께 엄중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