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베트멍(VETEMENTS)의 비싼 가격에 항변하며 베트밈(VETEMEMES·베트밈스)이라는 '공식적인 짝퉁'을 만들었던 디자이너 대빌 트랜(Davil Tran)이 이번엔 발렌시아가(Balenciaga)를 패러디한 라인 '불렌시아가(BOOLENCIAGA)'를 런칭했다.
명품 브랜드 베트멍(VETEMENTS)의 '공식 짝퉁 브랜드' 베트밈(VETEMEMES)은 베트멍의 높은 가격에 불만을 가졌던 22살 디자이너 데빌 트랜의 반항으로 시작됐다.
트랜은 리셀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명품 브랜드들의 높은 가격을 보고 모두가 입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고심 끝에 탄생한 브랜드가 '베트밈'이다. 베트밈의 브랜드 정신은 "좋은 옷을 싸게 구매 할 수 있도록 하자"이다.
하지만 베트밈은 패러디 브랜드라기보단 짝퉁으로 여겨졌다. 명품 브랜드를 그대로 배낀 베트멍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베트밈이 패러디 브랜드로 인정받기 시작한데에는 역설적이게도 베트멍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베트멍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의 "베트밈에 대해 소송 제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짝퉁이든 패러디든 상관하지 않는다"라는 '쿨한' 발언으로 베트밈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베트밈의 대표 상품은 검은색 레인 코트다. 재질과 디자인이 명품 브랜드 베트멍과 거의 비슷하지만 가격은 베트멍의 10분의 1에 불과한 59달러(한화 약 6만원)다.
이런 파격적인 행보와 성공에도 베트멍의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는 베트밈을 존중했다. 그는 "베트멍은 베트밈 레인 코트에 어떤 소송도 제기하지 않을 겁니다. 대빌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베트멍 옷을 만드는 것만큼"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번 패러디 라인 '불렌시아가'에서는 베트밈의 시그너처 상품인 레인 코트를 비롯해 약 50만원에 달하는 발렌시아가의 볼캡을 약 7만원에 제작해 판매했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