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 문어에 이어 점쟁이 북극곰?…적중률은 글쎄

입력 2017-06-20 15:46
BBC 웹사이트 캡처

바닥에 둥그런 은색 밥그릇 2개가 있다. 각각에는 다른 나라 국기가 붙어 있다. 밥그릇을 본 하얀 북극곰이 어슬렁어슬렁 한쪽으로 가더니 안에 담긴 먹이를 먹는다. 얼핏 식사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신성하게(?) ‘점’을 친 것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점쟁이 문어 ‘파울’이 8개의 경기 결과를 100% 적중률로 예언한 데 이어, 러시아에서는 점쟁이 북극곰 ‘니카’를 선보였다.

영국 BBC 방송 등은 19일(현지시간) 북극곰 니카가 내년 러시아월드컵과 그 리허설 격으로 현재 열리고 있는 컨페더레이션스컵의 ‘공식 점쟁이(official psychic)’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살배기 암컷 북극곰인 니카는 지난해 야생 북극곰 무리에서 떨어져 다친 채로 헤매다 발견됐다. 다행히 구조대의 도움으로 러시아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지내며 건강을 되찾았다.

사육사 알렉산드르 이고로프는 “니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며 “청소하는 사람이 언제 오는지, 그날 일반식을 받을지 특식을 받을지도 안다”고 말했다. 니카는 축구도 좋아해 축구공을 굴리고 다니며 잘 때는 베개로 쓰기도 한다고 사육사는 전했다.



이를 알아챈 동물원 측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니카는 월드컵과 컨페더레이션스컵의 공식 점쟁이가 됐다.

하지만 점쟁이 치고는 예지력이 신통치 않다. 현재까지 적중률은 50%다. 니카는 포르투갈-멕시코전에서 멕시코의 손을 들어줬지만 2-2로 비기면서 체면을 구겼다. 다행히 호주-독일전에서 선택한 독일이 이기면서 적중률을 끌어올렸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