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설치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A(55)씨의 범행 동기가 '분노' 가 아닌 차별을 받고 있다는 '망상'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충주시 칠금동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설치기사 B(53)씨를 흉기로 살해한 A씨를 상대로 19일 오후 1시부터 4시간가량 범죄심리 분석 수사를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일반인과 달리 인터넷 사용과 관련한 부분에서 현실에 맞지 않은 잘못된 생각을 실제 사실로 판단하는 망상 장애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교육 정도나 문화적인 환경에 걸맞지 않은 잘못된 믿음 또는 생각을 사실로 받아들여 특정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상생활 유지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며 특정 부분의 문제도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A씨가 홀로 원룸에 생활하며 7년 전부터 사용해온 인터넷의 속도와 서비스에 지속해서 불만을 품은 것이 심리분석에도 반영돼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내용을 조사 중인 경찰은 이날 오후 현장검증을 통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확인하고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6일 오전 11시 7분쯤 충주시 칠금동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설치기사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평소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자주 끊기는 것에 불만을 품은 A씨는 사건 당일 집을 방문한 인터넷 설치기사 B씨와 인터넷 속도 문제로 말다툼하다 목과 복부 등을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흉기에 찔린 B씨는 가까스로 집 안에서 탈출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흉기를 휘두르다 상처를 입은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