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거짓말’ 치킨 배달원 정직원 전환, '선한 시민상' 수여

입력 2017-06-20 14:28

경기도 안양시가 '착한 거짓말'로 선행을 베푼 치킨집 알바생 정준영씨(23)에게 ‘선한 시민상'을 수여했다.

안양시 비산동의 한 프렌차이즈 치킨집의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 씨는 지난 11일 한 여성고객에게서 주문전화를 받았다.

여성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고객님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잘 안 들린다”며 재차 메뉴를 되물었다. 여성의 아들이 전화를 대신 받아 “죄송해요. 엄마가 좀 아파서”라고 말하며 집주소와 메뉴를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정씨는 배달주소지가 반지하방인 사실을 알고 치킨을 무료로 드리기 위한 '착한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어려운 형편에 아들에게 치킨 한 마리 사주고 싶은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주문장소에 도착한 정씨는 여성고객에게 '7번째 무료 손님'이라며 치킨을 건넸다. 치킨 값은 정씨가 지불했다.

정씨의 선행소식은 SNS을 통해 화제가 됐고 이 소식을 접한 안양시는 정씨를 '선한 시민상' 수여자로 선정했다.


정씨는 “무료로 주겠다고 하면 기분이 상할까봐 '무료 선물'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내 어린시절 어머니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키워주셨구나 라는 생각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살아생전에 더 잘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며 소감을 전했다.

시 관계자는 “착한 거짓말 외에도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리어카를 끌어주는 등 평소에도 선행을 베풀고 있다는 주변의 소식에 선한 시민상을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정 씨가 소속된 치킨업체 본사 역시 가맹점 소속 배달 아르바이트인 정 씨를 본사 정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