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두 다리 없이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 받은 제니퍼 브리커(29)는 미국 일리노이주의 평범한 가정에 입양됐다.
양부모 샤론·제럴드 브리커는 제니퍼를 남들과 다르게 키우지 않았다. 입양 사실을 숨기지 않았고, 두 다리가 없는 딸에게 걷고 뛰는 법을 가르쳤다. 부모의 믿음대로 제니퍼는 두 팔과 엉덩이로 뛰어 놀았다.
그는 "부모님은 나를 특별하게 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다르다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었다"며 "나에게 두 다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제니퍼는 루마니아계 체조선수 도미니크 모치아누를 어렸을 때부터 선망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그녀에게서 나의 모습을 봤다. 그건 나에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도미니크를 보며 체조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제니퍼는 정말 체조에 도전했다. 11살 때 일리노이 주 챔피언에 올라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제니퍼는 16살 때 양부모에게 자신의 친부모가 누구인지 물었고 놀라운 답변을 들었다. 선망의 대상이던 체조선수 도미니크가 자신의 친언니였다.
브리커 부부는 입양 서류에 적힌 친부모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도미니크가 1996년 올림픽에 출전했을 때 관중석에 앉은 도미니크 부모의 모습이 카멜리아·두미트루 모치아누란 이름과 함께 TV에 비치자 그들이 제니퍼의 친부모임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제니퍼는 도미니크에게 "평생 내 우상이었던 당신이 내 친언니로 밝혀졌다"고 편지를 썼다. 도미니크는 은퇴 후 동료 선수와 결혼해 첫 아이 출산을 앞둔 2007년 10월, 제니퍼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 봉투에 함께 들어 있던 사진에는 함께 자란 동생 크리스티나와 똑 닮은 여자의 모습이 있었다.
도미니크는 "그 편지가 내 인생 최대의 충격이었다"며 "어머니에게 입양된 다른 동생이 있는지 물었더니 어머니는 울면서 '그렇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동유럽 출신 체조선수였던 아버지는 자녀에게 가혹한 사람이었다. 그는 도미니크를 완벽한 체조선수로 키우기 위해 생후 6개월 된 그를 빨랫줄 위에 올려놓았다. 도미니크는 17세 때인 1998년 아버지가 자신을 가혹하게 양육했다며 경제적 독립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고 승소했다.
그런 아버지는 다리가 없는 제니퍼가 태어나자마자 입양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갓 낳은 딸을 떠나보내야 했다.
도미니크와 제니퍼, 막내 동생 크리스티나까지 세 자매는 2008년 봄 첫 상봉을 했다. 제니퍼가 친엄마를 만난 것은 친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인 2010년이었다. 제니퍼는 체조하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여줬고 친엄마는 크게 놀랐다.
제니퍼는 "아버지도 내게 지금의 삶을 안겨줄 수 없었을 것임을 알고 계셨던 듯하다"며 "그 분에게 원망은 없다. 양부모님이 내게 쓰라리게 살아가지 않을 자유를 주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언니 도미니크는 "제니퍼가 나 때문에 체조를 시작했다는 사실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며 "한 번도 다리 없이 체조를 한다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없다. 제니퍼는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니퍼가 공중에서 연기할 때면 그 아이의 열정을 볼 수 있다. 언니로서 자신의 꿈을 현실로 이뤄낸 동생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제니퍼는 현재 공중곡예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동기부여 연설가로 세계를 다니며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