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문체부 장관 취임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되십시오”

입력 2017-06-19 18:14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9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문체부 제공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되십시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9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문체부가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농단과 블랙리스트의 주무부서였던만큼 직원들에게 올바른 공무원의 자세를 강조했다. 도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공무원이 무슨 영혼이 있느냐’는 말은 하지 말라. 문체부에서 일하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면서 “나는 여러분에게 부당한 명령을 내리지 않겠다. 대한민국을 살리는 명령을 내리겠다. 내가 하는 일은 여러분 안에 들어 있는 영혼의 촛불이 밝고 환하게 드러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드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문화예술인, 체육인, 관광인들과 자주 만나 소통할 것을 주문했다.

 도 장관은 “문화예술인들의 문화자유권, 문화창작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들이 문화향유권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라며 “나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키겠다. 여러분도 그런 행정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도 장관은 국정농단 및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주 안에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도 장관은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재정지원에서 배제하고 사회적으로 배제하는 일을 했던 분들에게는 책임을 묻겠다. 국정농단에 관여한 문화행정에도 책임을 묻겠다”면서 “블랙리스트는 직권남용이면서 형법위반이다. 동시에 헌법위반이다. 다시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준비 및 관광, 콘텐츠 등에 대한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도 장관은 평창올림픽이 8개월도 남지 않았음을 들면서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올림픽이 한반도에 평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난 도 장관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에 대해 “특히 연극인, 문학인들 중에 지원 배제 때문에 힘들었던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라며 “해당 예술인들이 15명 이상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상조사위는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의 두 분과로 구성될 계획이다.

 아울러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K스포츠, 미르재단과 동계스포츠 관련된 것 등 굉장히 많은 감사 내용이 있고 그 중에 블랙리스트도 들어있는 것”이라며 “충분히 시간을 갖고 조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