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직장 상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에 전분을 뿌린 20대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살해 현장에는 범행 흔적을 감추려는 듯 밀가루와 흑설탕이 뿌려져 있어 영화 '공공의적'을 모방한 범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이모(29)씨를 살인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이 씨 직장 동료였던 남모(29)씨는 살인 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이 씨는 지난 15일 오전 2시 15분쯤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아파트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A(43)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 씨는 사건 당일 이 씨에게 'A씨의 집에서 다른 동료들과 술을 마신다'라고 연락하는 등 범행에 도움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숨진 남성이 운영하던 인터넷 쇼핑몰 업체 직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 씨는 해당 쇼핑몰에서 현재까지 일하고 있는 직원으로 이 씨와 함께 근무했었다. 이 씨는 평소 알고 있던 A씨의 집 현관 비밀번호를 이용해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숨진 피해자의 시신과 침대 주변에는 전분 등이 뿌려져 있었다. 경찰은 피의자인 이 씨가 영화 '공공의 적'처럼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 '공공의 적'에서는 주인공 조규환(이성재 분)이 부모를 살해한 뒤 살해 흔적을 지우기 위해 시신에 밀가루를 뿌리는 장면이 나온다.
경찰은 이 씨를 18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한 모텔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르면 이날 밤에 신청할 예정이다.
체포 당시 이 씨는 현금 6345만원을 지니고 있었다. 경찰은 이 씨가 들고 있던 현금이 살해 현장에 있는 금고 안에 들어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 씨와 남 씨에 대한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조만간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