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아기 코끼리 구해낸 암컷 코끼리 2마리의 모성

입력 2017-06-19 11:55
물에 빠진 새끼 코끼리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암컷 코끼리 2마리의 모습이 담긴 감동적인 영상을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19일 공개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1시쯤 서울대공원 코끼리 사육장에 큰 소란이 일었다. 어미 코끼리와 물가에서 장난을 치던 아기 코끼리 희망이(2016년생·1세)가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진 것이다. 어깨와 머리가 다 잠긴 새끼 코끼리가 긴 코와 정수리만 가까스로 물 밖에 내어놓으며 허우적대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잡혔다. 어미 코끼리 수겔라(2004년생·13세)는 연못 턱이 높아 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허둥지둥 물가를 오갈 뿐이었다.

그때 연못 맞은편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던 다른 암컷 코끼리 키마(1982년생·36세)가 빠른 속도로 수겔라에게 다가왔다. 키마는 무릎을 굽혔다가 펴며 온 몸에 힘을 실어 수겔라의 몸을 밀쳤다. 연못 입구로 수겔라를 떠민 것이다.

키마의 안내에 정신을 차린 수겔라는 허겁지겁 연못으로 들어섰고, 키마도 수겔라와 함께 물 속으로 들어갔다. 암컷 코끼리 2마리는 곧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희망이를 에워쌌다. 그리고 사람이 어깨를 부축하듯 몸과 몸 사이에 희망이를 보호한 채 연못 밖으로 빠져나왔다.

코끼리는 모계 사회를 중심으로 공동육아를 하는 동물이다. 키마가 제 새끼도 아닌 희망이를 구하기 위해 신속하게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동물원측은 이 사건 이후에 수겔라와 키마가 희망이에게 수영하는 법을 가르쳐 이젠 함께 수영을 즐기며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