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냉장고서 영아 시신 2구 발견, 30대 친모 검거

입력 2017-06-18 18:54
부산의 한 아파트 가정집 냉장고에서 각각 3년, 1년6개월 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영아 시신을 유기한 혐의(사체유기)로 친모 김모(34)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2014년 9월 부산 대연동 자신의 원룸에서 갓난아기가 숨지자 냉장고 냉동실에 넣어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6년 1월 자신의 원룸에서 혼자 아이를 출산한 뒤 아기가 숨지자 같은 방법으로 사체를 유기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범행 후 지난해 4월 사귀던 A씨의 집으로 들어가 동거를 시작했으며 이 때 시신 2구를 검정색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 냉동실에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아 시신은 최근 A씨 가족이 음식재료를 찾으려고 냉장고 냉동실을 뒤지다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3년 전 산부인과에서 첫 아이를 출산해 집에 데려왔으나 이틀 뒤 숨졌다”며 “무서워서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또 “지난 1월 직장에서 근무하던 중 하혈을 해 조퇴한 뒤 욕실에서 샤워하던 중 아기가 나왔고 곧바로 기절했는데 새벽 2시쯤 깨어나 보니 아기가 숨져있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두 아기의 생부 등에 대한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동거남 A씨도 “아기를 출산한 사실은 물론 아기 시신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다른 곳에 시신을 유기하면 누군가 발견해 들통이 날까 봐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영아 시신 2구에 대한 부검을 의뢰하고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