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에도 94마일…류현진의 시즌 3승 이끈 ‘절실함’

입력 2017-06-18 11:04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한달 만에 시즌 3승 달성에 성공했다. 위기관리능력과 승리를 향한 절실함이 돋보인 경기였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8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달 19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시즌 2승을 올린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평균자책점도 4.42에서 4.35로 소폭 낮췄다.

류현진은 이날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5이닝을 던지면서 4회를 제외하면 네 차례나 선두타자를 내보냈고, 매회 안타를 맞았다. 5이닝에 105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 조절도 실패한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1회말 선두타자 빌리 해밀턴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이후 잭 코자트에게도 좌익수 왼쪽 방면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야수들의 어설픈 중계플레이로 발빠른 주자 해밀턴이 홈까지 내달렸다. 1-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내줬다. 하지만 추가 실점하지 않는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이 빛났다. 류현진은 첫 실점 이후 조이 보토와 에우제니오 수아레스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2회에도 또다시 선두타자 스캇 셰블러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고, 데빈 메소라코에게 볼넷을 허용해 실점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애셔 워조호스키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후 해밀턴을 10구 만에 삼진 처리했다.

5회는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타선의 지원 속에 7-2로 앞선 채 등판한 류현진은 선두 타자 보토를 인정 2루타로 내보냈다. 하지만 후속 애덤 듀발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린 뒤 수아레스를 뜬공 처리했다.

2사 3루 상황에서 만난 셰블러와의 맞대결은 이날 경기의 압권이었다. 5회 2사까지 정확히 99개를 던진 류현진은 셰블러에게 초구에 93마일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은 2구째에는 초구보다 더 빠른 94마일(약 151km) 패스트볼로 파울을 이끌어냈다. 3구째도 또 다시 94마일을 던진 류현진은 한 차례 변화구를 던진 뒤 또 다시 94마일의 빠른 공을 뿌렸다. 투구수가 100개를 넘긴 순간에도 이날 최고 구속인 94마일 패스트볼을 세 차례나 기록한 것이다.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운 류현진은 73마일 커브로 셰블러를 1루 땅볼 처리하며 투구를 마쳤다.

다저스는 홈런포 4방 포함 11안타를 기록, 10-2로 승리했다. 2연승을 올린 다저스는 시즌 43승26패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다저스는 1위 콜로라도 로키스(45승26패)와의 승차를 1경기로 유지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