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일(현지시간) 동유럽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팔라츠스포르타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우크라이나 성시화대회’는 열악한 우크라이나 복음화율을 높이기 위한 가장 구체적이고 강력한 처방을 제시한 행사로 평가됐다.
최근 들어 이처럼 많은 신자가 한 자리에 모여 우크라이나 복음화를 위해 뜨겁게 기도한 것은 드문 일이었다.
우크라이나 개신교 복음화율은 3%에 불과하다.
페트로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말 행정명령을 내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라고 지시했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총재 김인중 목사, 공동총재 전용태 장로)가 주최한 이번 대회도 한국과 우크라이나 수교 25주년 및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다.
첫날 집회가 열리기 2시간 전부터 모이기 시작한 참석자들은 오후 6시 30분쯤 경기장 1만여 석을 가득 채웠다.
대표 기도 순서자가 “민족복음화를 위해 헌신하자”라고 기도하자, 이내 장내가 숙연해졌다.
이어 강단에 오른 아나똘리 뻬뜨로비치 가브일록(키예프 새생명교회) 목사는 “많은 사람들이 수년전 우크라이나 내전에서 목숨을 잃었다. 하나님은 그들의 눈물을 기억하시고 이 땅에 안녕과 번영을 허락하실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어 “이번 대회는 우크라이나 교회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커다란 시도”라며 “이를 통해 기독공동체의 생동감을 회복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가브일록 목사는 "우크라이나는 선교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우크라이나 복음화는 유라시아 전체에 영향을 끼칠뿐 아니라 이슬람 세력의 동진(東進)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집회에서는 한국의 정·관계 및 교계 지도자들이 순서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대회사를 맡은 이양구 주 우크라이나 대사는 “한국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지역 내전 사태로 인해 ‘전쟁국가’라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사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광활한 영토와 인구 4400만명이라는 큰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전략적 가치가 높은 나라”라고 소개했다.
이 대사는 “유럽의 ‘빵바구니’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곡물수출 강국이며 자체기술력을 통해 우주선 및 항공기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양국 발전의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김철영 목사는 성시화운동의 비전과 전략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및 교육부장관은 “하나님을 섬기는 나라마다 부유하고 축복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용태 세계성시화운동본부 공동총재는 동성애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우크라이나가 경제발전과 함께 도덕적으로 건강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둘째날 강사인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은 “우크라이나가 강대국에 대해 잘못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고 행동해 존경스런 마음”이라며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함께 자유와 평화의 길로 나아가자”고 했다.
메시지를 들은 성도 중에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딸과 함께 대회에 참석했다는 라리사(59)씨는 “뜨거운 성령을 체험했다"며 "세계평화와 국가평안을 갈망하는 성도들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사라(16)양은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바로 알고 살아가는 성도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예배 스탭들은 1년 전부터 조직위원회를 만들어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봉사자로 참여한 소평순(49)선교사는 “설레는 마음으로 동료 선교사와 함께 달려왔다”며 “대회가 무사히 치러지는데 작게나마 섬길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성시화대회는 1972년 7월 31일부터 8월 4일 춘천 성시화운동 전도대회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미국과 과테말라, 베를린 등지에서 해외 성시화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현지인 교회 중심으로 열린 대회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성시화운동본부와 현지 교회들은 행사준비위원회(위원장 발레리 니콜라비치 목사, 호프교회)를 구성했다.
성시화운동 45년 역사에 첫 현지인 중심의 성시화대회인 셈이다. 전도집회는 물론 한국과 우크라이나 국가 리더십 포럼, 한국과 우크라이나 기독실업인 세미나 등도 열렸다.
또 한국 문화공연과 한복체험, 한국음식 체험, 우크라이나 기독교 단체 홍보, 목회자 세미나, 사랑의 의류 전달, 가나안 농군학교 소개, 고려인 이주 80주년 기념 문화공연, 한인선교사 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진행됐다. 주최측은 20만장의 전도지를 제작해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와 한국CBMC,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관계자들은 고려인 이주 80주년을 맞아 의류와 선물, 성금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키예프(우크라이나)=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