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소정, 패혈증으로 타계… 유작은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입력 2017-06-16 22:56 수정 2017-06-17 00:23
지난해 국립극단의 연극 ‘어머니’에 출연할 때의 윤소정. 국립극단 제공

배우 윤소정(73)씨가 16일 패혈증으로 타계했다. 

 고인은 최근 감기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지만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면서 혼수상태에 빠졌다. 결국 회복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영화배우 겸 영화감독이었던 윤봉춘 감독의 딸인 고인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배우가 됐다. 고인의 오빠 역시 영화 ‘뽕’과 ‘장군의 아들’의 시나리오를 쓰고 ‘살어리랏다’를 연출한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인 윤삼육이다. 1961년 고등학생 시절 연극에 데뷔한 고인은 1964년 TBC 동양방송 공채 1기 탤런트가 되며 연기를 본격 시작했다. 그동안 연극, 영화, TV 드라마를 오가며 활동한 고인은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만 수백여 편에 이른다. 특히 강렬하고 선굵은 캐릭터에서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사전제작으로 제작돼 방송중인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가 유작으로 남았다. 이 드라마에서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자혜대비 역할을 맡았다.

윤소정의 유작이 된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SBS 캡쳐

 연극은 그가 주역으로 가장 각광받았던 분야다. 그는 생전 인터뷰 등에서 TV에 나오는 자신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연극에 집중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연극 ‘부도덕 행위로 체포된 어느 여인의 증언’(1979), ‘신의 아그네스’(1983), ‘따라지의 향연’(1991), ‘에이미’(2010)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배우 이호재와는 부부 역할로 많이 나왔다.  하지만 그를 대중에게 가장 강렬하게 각인시킨 것은 악독한 시어머니로 출연한 영화 ‘올가미’(1997)다.

 상복도 많은 편이었다. 그동안 16회‧19회 동아연극상, 제31회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제38회 대종상 여우조연상, 제17회 이해랑 연극상, 제15회 히서연극상, 제3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 2011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윤소정이 주역을 맡았던 국립극단의 ‘어머니’. 국립극단 제공

 뛰어난 손재주를 가졌던 그는 젊은 시절 직접 옷을 만들어입다가 1975년 동부이촌동에 아예 의상실을 개업하기도 했다. 20년간 의상실을 운영한 그는 여러 편의 연극에서 무대의상을 직접 담당하기도 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배우인 남편 오현경은 드라마 영화 연극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으며 현재 예술원 회원이다. 딸 오지혜 역시 배우이며, 사위 이영은은 영화감독이다. 빈소는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 21호이며, 5일장으로 치러진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