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 사퇴…"나를 밟고 검찰개혁 하길"

입력 2017-06-16 21:27 수정 2017-06-16 21:28

안경환(69)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11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5일 만이다.

안 후보자는 16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개혁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직을 내려놓는다"며 "법무부 장관 청문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물러나지만,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는 꼭 이뤄져야 한다”며 “나를 밟고 검찰개혁의 길에 나아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 태어난 민주정부 밖에서 남은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자는 지난 11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음주운전 고백, 여성 비하 발언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른 가운데 몰래 한 혼인신고 사실까지 불거지면서 후보직 유지가 새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발간한 책 '남자란 무엇인가'에서 안 후보자는 여성 비하 표현 논란 등으로 여성관이 왜곡됐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연일 곤욕을 치렀다. 성매매하다 경찰에 단속된 판사의 사례를 언급하며 성매매를 두둔하는 취지의 언급도 논란이 됐다.

안 후보자는 27살이던 1975년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또 아들이 고교 재학 시절 퇴학 위기에 처했다가 자신의 영향력으로 징계가 경감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 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내 삶을 평가받겠다”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표명 했으나 해명 이후에도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안 후보는 기자회견 8시간여 뒤 결국 자진 사퇴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