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64)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피아니스트 조성진(23)이 드디어 한 무대에서 만난다. 오는 8월 18일 롯데콘서트홀의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에서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서울시향과의 협연 무대에 설 예정이었지만 무산된 바 있다.
롯데콘서트홀은 ‘음악으로 하나되는 곳’이란 주제로 오는 8월 18~19일 이틀에 걸쳐 개관 1주년 기념 콘서트를 펼친다. 우선 8월 18일에는 정 전 감독이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들려줄 예정이다. ‘황제’의 협연자로는 조성진이 나선다. 19일엔 정 전 감독이 지휘와 피아노를 동시에 맡고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과 첼리스트 송영훈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날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과 함께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 C장조가 연주된다.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콘서트를 위해 준비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유시연, 첼리스트 문태국, 전 서울시향 비올라 수석 홍웨이황, 전 서울시향 첼로 수석 주연선과 부수석 이정란 등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유수의 아티스트들과 그동안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섰던 서울시향, 경기필 단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정 전 감독과 조성진이 만나는 18일 공연이다. 지난 2015년 10월 조성진의 쇼팽콩쿠르 우승 이후 처음 국내에서 같은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정 전 감독이 서울시향 예술감독을 맡고 있던 지난 2015년 4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 조성진과 협연한 이후 국내에서는 2년4개월만이다. 당시에도 ‘황제’를 협연했다.
조성진은 지난해 7월 서울시향 정기 공연에서 협연자로 나서 정 전 감독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으나, 정 전 감독이 2015년 말 서울시향 예술감독직에서 물러나면서 협연이 불발됐다. 이후 정 전 감독이 수석 객원지휘자로 있는 독일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첫 정규음반을 녹음할 예정이었지만 정 전 감독의 건강 문제 때문에 취소됐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일본에서 도쿄필하모닉과 ‘황제’를 협연한 바 있다.
조성진은 올해 1월 3~4일 롯데콘서트홀과 지난 5월 6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단독 리사이틀을 단숨에 매진시킨 바 있다. 올해 한국에서 더 이상 조성진의 공연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클래식 팬들 사이에 다시 한 번 뜨거운 티켓 예매 전쟁을 일으킬 전망이다. 티켓 가격은 R석 15만원, S석 12만원, A석 7만원, B석 3만원이며, 티켓 예매는 20일 2시 롯데콘서트홀 빈야드 회원 대상, 21일 2시 일반회원 대상으로 실시한다.
한편 롯데콘서트홀은 28년 만에 서울에 들어선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이다. 롯데그룹이 사회공헌을 위해 지난해 8월 19일 송파구 잠실 롯데타워몰 8~10층에 1500억원을 투자해 건립했다. 지난해 개관 콘서트 당시 롯데그룹 오너 일가 비리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느라 불참했던 신동빈 회장은 오는 1주년 기념 연주회에는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