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朴 탄핵은 비극···나는 억울하다"

입력 2017-06-16 16:17 수정 2017-06-16 16:38
‘국정농단’ 방조 혐의를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첫 공판에 출석해 "제가 모신 대통령이 탄핵되는 비극적 사태에 정치적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자신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등 혐의 1차 공판에서 "제가 피고인석에 서게 된 것도 (대통령 탄핵) 사태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국민들의 준엄한 질책으로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또 "대통령이 탄핵되도록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정치적 책임을 청와대 비서진의 한사람으로서 준엄하게 느낀다. 이 자리를 통해 국민들께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전했다.

우 전 수석은 "23년간 검사였고 변호사 1년 생활을 거쳐 2년6개월간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인생 대부분을 공직자로 살아왔다"며 "청와대 근무도 국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을 보좌하는 게 공직자로서 최고 영예이고 개인적 형편을 불문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참된 자세라고 생각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 제의를 기꺼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항상 사심 없이 직무를 수행했고 지금도 기준은 변함 없다"며 "청와대에서 거의 매일 근무하며 대통령이 언제 전화할 지 알 수 없어 대기하고 집, 통근차량, 화장실까지 메모지나 수첩을 두고 긴장된 나날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일만 하고 살아온 제 인생은 잘못된 언론보도 한 줄로 한순간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한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억울하기 짝이 없지만 공직자가 겪을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감내하고자 한다. 지금도 많은 언론이 제게 아직도 죄를 고백하지 않는다고 질책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