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266명과 266번 악수 나눈 문재인 대통령

입력 2017-06-16 14:57 수정 2017-06-16 15:02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위한 오찬 행사가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 여성 참석자의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건강은 괜찮으십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영빈관 입구에 서서 참석자 266명 모두의 안부를 물었다.

이날 행사에는 6·25전쟁영웅 유족, 정부포상자, 민주화운동 희생자, 보훈문화저변확대 기여자, 보훈단체장 및 모범회원 등 266명이 참석했다. 파독 광부·간호사 등 도 특별초청자로 함께 했다.

참석자들은 청와대 버스에서 내려 행사장인 영빈관까지 국방부 의장대가 사열하는 환영 예우를 받았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앞장서서 이들 모두와 악수를 나누며 안부를 물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266명과 모두 개별 사진을 촬영했다.

이에 원래 15분가량 예정돼 있던 참석자와의 인사가 30분을 훌쩍 넘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위한 오찬 행사가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 유공자의 경례에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266명의 참석자 모두와 눈을 마주치고 허리를 숙이며 "건강은 괜찮으십니까" 등의 인사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허리가 구부정한 어르신이 들어올 때는 무릎까지 몸을 낮추면서 눈높이 인사를 했다. 일부 참석자는 문 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감격에 벅찬듯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한 파독 간호사는 "보훈 행사에 초청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광스럽다"며 소감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위한 오찬 행사가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서 부인 김정숙(오른쪽 두번째), 피우진(오른쪽) 국가보훈처장과 함께 유공자 및 보훈가족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 고엽제전우회원은 악수를 하면서 "고엽제를 맞아 신경 쪽이 여러모로 불편하다"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치료는 어떻게 받고 계시냐"고 경과를 물었다. 월남전참전자회 김문구 씨는 "월남파병 때 총기 사고를 당했는데 당시 사단장이 사건을 덮으려고 적절한 보상 없이 나를 조기 귀국시켰다"고 호소했고 문 대통령은 담당자에게 내용을 들어보라고 지시했다.

김덕남 상이군경회장은 참가자를 대표한 인사말에서 "바쁜 국정에도 불구하고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 보훈 유족의 사기 진작을 위해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가보훈처장은 그동안 쭉 차관급이었는데 문 대통령이 오시자마자 장관급으로 격상해서 우리 국가유공자와 가족의 예우와 위상을 지켜줬다. 참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정중섭 4·19희생자유족회장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오늘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대통령과 함께 힘을 모아드리겠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정 회장은 건배사로 '정의로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하여'를 외쳤고 문 대통령은 참가자들과 포도주스로 건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15일 오후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위한 오찬 행사가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중섭 4.19희생자유족회장의 제의로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이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제대로 대접받는 게 대통령으로서의 소신이자 분명한 의지"라며 "보훈 잘하는 나라가 안보 잘하는 나라다. 국민 뜻을 받들어 따뜻한 보훈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악수하면서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그 사진을 댁으로 보내드리겠다. 제가 잘해야 그 사진을 벽에다 자랑스럽게 걸어둘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터뜨렸다.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마쳤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