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몇 명이나 죽었나요" "앞으로 어쩌실 건가요"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층 아파트 화재 현장을 방문한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한 소년의 질문에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화재 현장을 찾은 칸 시장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야유와 비판을 받고 있었다. 이때 주민들 사이 어디선가 "칸 시장님, 아이들이 몇 명이나 죽었나요?"라는 외침이 들려 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7세 소년 카이 라모스였다. 라모스는 칸 시장에게 친구들의 생사를 물은 뒤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할 건가요? 사람들은 그들의 집을 잃어버렸어요"라고 울먹였다.
라모스의 질문에 현장은 숙연해졌다. 라모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칸 시장을 바라보며 답변을 기다렸다. 칸 시장은 소년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그는 "화재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 안타깝다"며 "용감한 소방관·경찰·응급대원들이 구조를 하고 있다.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곧 사람들을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13일 새벽 1시쯤 24층짜리 그렌펠 타워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건물이 전소됐다.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17명이 숨졌다고 확인됐다. 하지만 사망자가 100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도 각각 화재 현장을 찾았다. 주민들은 정치권을 향해 오래 전부터 경고했음에도 왜 진작 적절한 안전 관리 조처를 취하지 못했냐고 항의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