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허위 혼인신고, 아들 퇴학 무마, 성차별적 표현 논란을 사과했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검찰개혁을 이루겠다”며 후보직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안 후보자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뒤 여러 의혹이 보도됐다”며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을 받은 뒤 닷새 동안 불거진 세 가지 논란을 해명했다.
안 후보자는 가장 먼저 허위 혼인신고 논란을 말했다. 그는 “20대 중반, 청년 때 벌어졌던 일이다. 당시 나만의 이기심에 눈이 멀어 사랑했던 사람과 가족에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다. 즉시 잘못을 깨달았다. 그 후로 오늘까지 그릇된 행동을 반성하며 살았다. 이 모든 사실을 아내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1975년 12월 친지 소개로 만나던 5세 연하 여성과 혼인신고했다. 하지만 당시 이 여성의 승낙을 받지 않고 위조한 도장을 찍어 혼인신고서를 접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혼인신고는 이듬해 서울가정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다. 앞서 여성 비하적 표현을 사용한 저서, 아들 퇴학 무마 등으로 불거졌던 사퇴 여론은 강제 혼인신고 논란으로 커졌다.
안 후보자는 두 번째로 아들 퇴학 무마 논란을 언급했다. 그는 “아이 문제는 오랜 기간 교육자로 산 나에게 가장 아픈 부분”이라며 “아들은 재학하던 학교의 남녀 학생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학칙을 위반했다. 학내 절차를 거쳐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차에 개입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다”며 “학교 측에서 징계절차의 일환으로 학생의 반성문과 함께 부모의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부끄럽고 참담한 아버지의 심경으로 탄원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내 자식을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해도, 상대방 학생에 대해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썼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자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저서 논란을 말했다. 그는 “다시 되돌아 봐도 부족한 글들이지만, 전체 맥락을 유념해 읽어 달라고 간곡히 당부한다”며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본질과 욕망을 드러내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 완주 의사를 밝혔다. 그는 “칠십 평생을 학자로서, 글쓴이로서 살았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여망인 검찰 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했다.
지호일 김철오 기자, 사진=최현규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