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도심에 세워진 한류체험장인 ‘케이스타일허브’에 배우 송중기의 입간판을 세우고 그의 발자취 영상을 제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온라인 곳곳에선 국정을 운영해야 할 한 나라의 대통령이 국민의 세금으로 사리사욕을 챙긴 것도 모자라 자신의 팬심을 충족시켰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MBN은 안종범 전 청와대 민정우석의 메모 중 일부를 15일 공개했다. 공개된 메모에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기획해 만든 ‘케이스타일허브’에 대한 세세한 지시사항이 적혀 있다.
지시 사항으로는 온라인 예약기능과 체험 블로그, 영문 홈페이지 등에 관한 것은 물론 배우 송중기씨의 발자취 영상과 송중기가 출연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 홍보자료를 보완하라는 내용 등이다.
또 건물 앞에 입간판을 만들고 판매 상품의 가격을 올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예산도 두 번의 증액을 통해 26억원에서 171억원으로 늘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곳곳에선 “부끄럽다” “한심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개관 당일인 지난해 4월11일 배우 송중기와 함께 직접 방문해 둘러봤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송중기와 함께 약과 만드는 체험을 하기도 했다. 체험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송중기가 만든 약과를 가리키며 “이게 제일 예쁘다”고 했고, 자신이 만든 약과를 보고서는 “이게 제일 보기 싫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박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열린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서 ‘태양의 후예'와 관련해 “콘텐츠 산업과 제조업의 어떤 동반성장 효과를 보여주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모범사례”라고 호평했다. 이후 두 달 뒤 안 전 수석에게 이 같은 지시를 내렸고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케이스타일허브’ 입구에는 입간판이 세워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