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가 손석희에 던진 질문이 영화보다 눈길 끌었다

입력 2017-06-16 02:17

영화 ‘옥자’의 봉준호 감독이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에게 돌발 질문을 던졌다.

봉 감독은 1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개봉을 앞둔 ‘옥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손 앵커에게 JTBC가 ‘국정농단 사건’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에 대해 최초로 보도하던 순간에 대해 물었다.

이날 봉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초대손님도 질문 하나 해도 되나?”라며 “작년 2016년 10월 24일 7시 59분에 어떤 심정이셨나?”라고 물었다.

손 앵커는 “아무 생각 없었다. 단지 준비한 것을 보도해야 된다는 것 이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었다”고 담담히 답했다. 그러자 봉 감독은 “그 방송을 라이브로 봤는데 짜릿한 순간이었다”고 말하자 손 앵커는 미소를 보이며 “고맙다”고 답했다.

온라인에서는 봉 감독의 영화 ‘옥자’ 배급 논란보다 이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온라인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가 배급하는 ‘옥자’는 온라인과 극장 동시 공개를 한다고 하면서 논란이 됐다.

국내 극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극장 개봉 후 2~3주간 유예 기간을 거친 뒤 IPTV나 케이블TV, 공중파 등에 상영되는 것이 기존 관행이었다”면서 “온라인과 극장 동시 상영은 영화계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라고 극장 동시 개봉 거부 의사를 밝혔다.


손 앵커가 넷플릭스가 투자를 제안했을 때 논란을 예상했냐고 질문하자 봉 감독은 “예상했다. 송강호 선배에게도 극장에서 하긴 할 텐데 제한적일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고 전했다.

또 “3대 멀티플렉스에서 ‘옥자’ 상영을 안 하리라 생각한다”면서 “전국에 자동차 극장을 포함해서 100여개의 독립 영화관이 있다. 그쪽에서는 감사하게도 상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옥자'를 둘러싼 영화계의 논란에 대해서는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번 일을 기회로 이런 논란이 종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넷플릭스와 또 다시 협업을 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옥자' 뉴욕 시사회 직전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 만났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거장 스콜세지 감독도 8월부터 넷플릭스 영화를 촬영한다. 디지털 플랫폼들이 감독이나 창작자들에게 폭넓은 자유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이 2013년 ‘설국열차’ 이후 4년여 만에 선보이는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9일 국내에 개봉할 예정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