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아직 50%가 안 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4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 ‘2017 세계 여성 고용 및 사회관 동향(World Employment and Social Outlook: Trends for women 2017)'에서 세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49.4%로 남성의 76.1%에 비해 약 26%포인트나 낮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신흥국에서 남녀의 경제활동참가율이 31%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고, 선진국은 약 16%포인트, 개발도상국은 약 12%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특히 아랍,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국가들은 50%포인트 넘는 차이가 나 가장 격차가 큰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서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30% 이하로 세계 평균에도 훨씬 못 미쳤다.
여성은 노동 시장에 참여하더라도 실직할 가능성이 남성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여성 실업률은 6.2%로 남성의 5.5%보다 0.7%포인트 높았다.
앞서 주요 20개국(G20) 정상은 2014년 남녀의 경제활동참가율 격차를 2025년까지 25% 줄이겠다는 ‘25-25’ 목표를 공언한 바 있다. 보고서는 이를 언급하며 실제 목표가 달성될 경우 세계 경제가 5.8조달러(약 6520조원)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수 또한 전세계적으로 1조5000억달러(약 1686조원) 더 걷힐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남녀 격차 감소에 따른 경제적 이득은 기존에 격차가 큰 아랍,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국가들에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미나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연 0.25%포인트 정도의 GDP 성장이 있을 것이라며 경제성장이 약화하는 시기에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ILO는 노동시장에서의 성별 격차가 아직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확보하는 데에는 차별, 교육, 무급 돌봄 노동, 일·가정 양립, 혼인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ILO 정책관 데버러 그린필드는 “세계 여성의 58%가 직업을 갖기 원하지만, 절반 이상이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것은 노동에 참여할 능력과 자유를 제한하는 심각한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려 할 때 직면하는 제약을 완화하고, 직장에서 맞닥뜨리게 될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