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비’, 소비자 메일 한 통에 제품 디자인 리뉴얼 눈길

입력 2017-06-15 16:30

힙시트 아기띠 전문 브랜드‘토드비’가 최근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기존 라인업을 없애고 대대적인 제품 리뉴얼을 선보인 가운데 그 이유가'소비자가 보낸 한 통의 메일'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눈길을 끈다.

이와 같은 파격적인 시도와 관련하여 토드비 관계자는" 제품 개발을 준비하던 올해 초 자신을 평범한 엄마라고 소개하는 소비자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며"아기띠, 힙시트는 아이를 안고 다니기 위해 매일 사용해야 하는데 예쁜 옷을 입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엄마의 마음에 깊이 공감했다. 해당 의견이 제품 리뉴얼 단계에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해당 메일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안녕하세요, 토드비 대표님
저는14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엄마입니다.
이렇게 불쑥 메일을 드리게 된 건 엄마 소비자로서 부탁드릴 말씀이 있어서입니다.
갑작스러우시겠지만 조금 긴 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27살에 엄마가 되었습니다.
아주 빠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또래 친구들에 비해 조금 일찍 엄마가 되었어요.
패션을 너무나 사랑해서 패션쪽에 몸을 담고 있었고,
예쁜 옷, 가방, 구두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평범한20대의 아가씨였습니다.
오래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하고 아기를 갖게 될 때까지도 몰랐습니다.
아이를 갖고, 엄마가 되는 것이 저의 삶에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올줄은요.
아이는 제 삶에 느껴본 적 없는 행복을 안겨주는 신비로운 존재였습니다.
태어나서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저희 아가는 매일 저희 부부에게 웃음을 주는 존재입니다.
저와 남편을 닮은 어떠한 생명이 곁에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죠.
그런데 이런 제게도 산후 우울증이 오며 힘든 시간들이 있었어요.
168㎝/48㎏였던 제가 아이를 낳고57㎏로 체중이 변하고, 그 좋아하던 예쁜 옷들이 맞지 않게되고 편한 옷을 입으니 전에 들던 가방, 신던 구두도 어울리지 않게 되고,
다른 분들은 어떤 부분에서 우울감을 느꼈을지 모르겠는데 전 이런 부분에서 유독 우울감을 느꼈어요.
아이를 낳고 키우며 바뀌게 된 저의 체형과 스타일이 너무 스트레스였던 저는 식이요법과 혹독한 운동으로 예전의 몸매를 되찾았답니다.
제가 스타일에 예민한 편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예전의 몸매로 예쁜 옷을 입어도
마지막에 모든 걸 망가뜨리는 주범이 있었으니 바로.. 힙시트였어요.
엄마에게 아기띠는 숙명같은 것이죠. 아기를 안기 위해 매일 사용해야 하니까요.
저에게는 아기띠는 불편하고, 힙시트는 매우 편한데 아기띠도 그렇지만 특히 힙시트는 그 툭 튀어나온것부터 디자인까지 정말..아기를 안기위해 사용은 하지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용한달까요?
어차피 사용해야하는 건 알지만 좀 예쁜 힙시트는 없을까 아무리 뒤져봐도
디자인은 다 거기서 거기, 컬러도 알록달록 하고..
엄마들에게, 여자들에게 착용하고 싶은 예쁜 힙시트를 만들어 주실 순 없을까요?
이것이 제가 메일을 드리는 궁극적인 이유입니다.
핑크, 블루, 아기자기 패턴 이런 거 말구요.
진짜 좀 착용할 때 마다 즐거울 수 있는 그런 힙시트요.
많은 업체들이 있지만 토드비에 이런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가장 많은 혁신적인 시도를 하시는 것 처럼 보여지고(마케팅의 힘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세련된 디자인을 뽑아내실 수 있을 것 같고,
또 아기띠가 가장 우선적으로 가져야 하는 기능성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아기띠, 힙시트는 안정성과 편함이 첫번째여야 하니까요.
그게 없이 디자인만 예쁘게 한다 한들 예쁜 쓰레기에 불과할테니까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엄마들이 제 주변엔 굉장히 많아요.
사려 깊게 고려해봐주신다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정말 예쁜 힙시트 만들어주시면, 저와 제 주변에 엄마들은 물론
많은 엄마들의 육아가 더 즐거워질 수 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더욱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예쁜 힙시트 아기띠를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하는 내용의 메일을 받고 대대적인 라인업 변경을 강행하게 된 토드비는 기존 제품의 강점인 기능성, 안정성은 강화하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한편 관계자는"패셔너블한 제품을 통해 힙시트를 착용하는 것이 즐겁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면 육아는 물론 삶 자체를 더욱 즐겁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소비자의 이야기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는 토드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