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최원일)은 한국 경마 대표 여성기수인 김혜선(30·여) 기수가 ‘코리안오크스(GII, 1,800m, 국OPEN)배’를 통해 첫 대상경주 우승을 달성했다고 15일 밝혔다. . 지난 2009년 데뷔한 이래 8년 만에 거머쥔 대상경주 우승이자, 여성 기수 최초의 대상경주 우승이다.
이날 김혜선 기수와 함께 역사를 만들어낸 경주마 ‘제주의하늘’은 당초 우승후보로 거론되지 않았기에 경마팬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날의 결과가 반전임을 입증하듯 실제 단승식 배당률 또한 무려 56배를 기록했다.
“동물을 좋아해 말을 타는 기수가 됐다”는 김 기수는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진짜 기수로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00승을 바라보고 있는 베테랑 기수임에도 대상경주 수상경험이 없어 늘 아쉬웠다는 속내를 비추기도 했다.
우승 전략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제주의하늘’은 승부욕이 강한 마필인데, 초반에 힘을 쓰면 나중에 걸음이 나오지 않아, 경주 막판에 힘을 쓰도록 유도했다”며 “말의 특성을 고려하고, 말과 교감한 것이 우승 비결”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제주의하늘’은 데뷔 후 김 기수와 총 6번 호흡을 맞춰 3번이나 우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여성 최초로 대상경주 우승의 기쁨을 맛본 김 기수는 “여성기수이기에 남성에 비해 체력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긴 하지만,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마필을 이해하는 무기를 지닌 기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코리안오크스배를 통해 기수로서 꿈꿔온 최종 목표였던 대상경주 우승을 이뤘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허탈하기도 하다”는 김 기수는 “꿈꿔왔던 목표를 이뤘으니 앞으로 기수로서 어떻게 나아갈지 깊게 고민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