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노회찬 정의당 대표에게 책과 함께 장문의 편지를 선물했다. 노 대표가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5당 원내대표의 회동 때 김 여사에게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의 책 ‘밤이 선생이다'를 선물한 것에 대한 답례 성격이다.
노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번 황현산 선생 저서 선물에 대한 답례인 듯 하다”며 김 여사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건넨 책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과 함께 동봉된 편지 내용을 소개했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황현산 선생님의 맑은 글을 좋아하는데 모아서 보니 울림이 더 큽니다”라며 책을 읽은 소감을 전했다. 이어 “시대의 비천함을 함께 마음 아파하고 더러 못생긴 것, 낮게 놓여있는 것, 투박하거나 소박한 것을 향하는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을 언제나 좋아합니다”라며 황 교수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여사는 “새 시대가 열린 줄 알았는데, 현실은 여전히 아픈 일들로 가득합니다”라며 “저야말로, 이제는 ‘그 책임을 어디도 전가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러서 마음만 공연히 급해집니다”고 현재 마음 상태를 전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황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 나라가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염원을 버리지 않고, 인간답게 살기를 애쓰는 백성이 있어, 옛날과는 많이 달라진 세상이 되었다는 믿음을 가지고 멀리 보고 찬찬히 호흡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화를 내는 대신, 커피 한잔을 뽑아 권하는 지혜와 용기를 내보겠다”며 노 의원에게 “지혜를 빌려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썼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