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송중기의 촌스런 진심 “배역 크기 중요치 않아”

입력 2017-06-15 12:28 수정 2017-06-15 19:03

5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우 송중기가 영화 ‘군함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고백했다.

송중기는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진행된 영화 ‘군함도’ 제작발표회에서 “군대 전역을 하면서 영화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여차저차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아 드라마를 먼저 하게 됐다”며 “그래서인지 제게 ‘군함도’는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송중기는 지난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KBS2)를 통해 성공리에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작품이 중화권 전역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면서 명실상부한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가 영화를 선보이는 건 ‘늑대소년’ 이후 5년 만이다.

송중기는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등 선배님들과 함께 촬영하다 보니 저의 (연기) 경험이 제일 적었다”며 “‘군함도’라는 큰 작품을 통해 최고의 스태프와 함께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값진 경험이었다. 감독님 이하 모든 스태프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수많은 조선인이 강제징용 당했던 일본 군함도(하시마)의 숨겨진 역사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지옥섬 군함도에 갇힌 조선인들이 생존에 대한 의지만으로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린다.

극 중 광복군 박무영 역을 맡은 송중기는 “캐릭터가 주는 무게감보다 소재가 주는 압박감이 워낙 컸다”며 “그 마음은 모든 출연진이 다 똑같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캐릭터에 본능적으로 따랐던 것 같다.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이 들었다. 고생하는 조선인들을 다 같이 구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똘똘 뭉쳐서 이끌어가는 느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류승완 감독은 송중기와 함께한 현장에 대해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캐스팅 제안을 한 게 ‘태양의 후예’ 전이었는데 ‘과연 이 배우가 군 제대 복귀작으로 (본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지 않는) 이 영화를 택해줄까’ 반신반의했는데 너무나 흔쾌히 응해줬다”고 고마워했다.

류승완 감독은 또 “송중기 배우가 보기와는 너무 다르더라”면서 “깍쟁이 같고 차가운 느낌이 있을 줄 알았는데 도리어 촌스러운 사람이다. 우직하고 꾸밈이 없다. 현장에서도 모든 스태프와 조단역 배우들을 하나 하나 배려하고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건 이미지 관리를 위한 게 아니라 타고난 천성이구나’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송중기는 “시나리오가 워낙 재미있었다. 역할 크기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류승완 감독님은 평소에도 존경하고 좋아해왔다. 경험이 적은 막내로서 큰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지금도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의미있는 작품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군함도’는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3) ‘베테랑’(2015) 등 전작에서 시대를 날카롭게 비판해 온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순제작비 220억원이 투입된 이 영화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완성됐다. 7월 개봉.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