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비만예방엔 동기부여 환경이 최고 보약

입력 2017-06-15 10:23
전 세계적으로 아동 청소년의 비만을 예방하고 조절하려는 효과적인 전략이 필요한 가운데, 학교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단순한 환경만 조성하여도 아동청소년 비만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내분비내과 윤건호 양여리, 소아청소년과 서병규 교수 연구팀이 충청북도 충주시 소재 3개 초등학교(4학년), 2개 중학교(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윤건호 양여리 서병규 교수(왼쪽부터)
아이들이 머무는 시간이 많은 학교를 유리한 환경으로 조성 아이들 스스로 비만을 조절해보게 하는 방안에 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두 곳의 초등학교와 한 곳의 중학교를 생활습관 중재군(실험군)으로, 그 외충주시내의 다른 학교들은 비교대상 대조군으로 선정해 학교환경개선 아이들의 성장과 비만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조사했다.

이 연구에 최종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은 총 768명으로 대조군이 350명, 중재군이 418명이었다.

중재군은 일 년 동안 동기부여 환경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에 중재를 받았다. 올바른 식생활과 운동관련 교육 동영상 컨텐츠가 각 교실에 설치된 IPTV를 통하여 하루 5-10분씩 송출되었으며, 각 학교의 계단 및 복도에 학생들의 움직임을 이끌어내고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가 적용되었다.

연구팀은 이미 과체중 및 비만의 범주에 드는 학생들의 경우 충주시 청소년 수련원 및 태껸 전수관에서 여름방학 비만관리 프로그램을 주 1회 시행하여, 중단 없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 결과 1년 동안의 중재 이후 중재군 학생의 키는 대조군에 비하여 평균적으로 1.1㎝가 더 자란 것으로 측정됐다. 

과체중과 비만의 발생률과 관해율(없어진 비율)은 두 그룹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중재군이 대조군에 비해 체질량지수 표준점수가 -0.11 호전되었으며 체지방과 혈압은 감소하고 근육량과 체력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집단 분석에서 정상 체중, 남아, 초등학생 그룹에서 체중과 관련된 지표부분의 효과가 좋았고, 혈압은 과체중·비만·남아·중학생그룹에서 눈에 띄게 떨어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동청소년기의 비만은 성인까지 이어져 사망률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학교는 학생들에게 효과적인 중재활동을 인지시킬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 때문에 학교 기반의 효과적인 비만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으나 그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윤건호 교수는 “학교에서 단순히 동기부여 환경만 조성한 것만으로 1년 동안 평균적으로 1㎝ 키가 더 성장하면서 더불어 체질량 지수도 낮아지고 체력이 증가한 것은, 학교환경이 아동청소년기의 성장에 올바르고 효과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병규 교수는 “아동청소년기에 비만이 되면 성장과 더불어 지방세포 크기와 함께 지방세포 수도 증가하는데, 성인이 되어 체중을 감량하여도 일시적으로 지방세포 크기만 줄어들어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기 쉽고 치료도 어렵기 때문에, 아동청소년기에 좀 더 효과적인 비만 예방 프로그램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사회문제해결형 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비만학회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오베시티(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