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텀블러 폭발물’ 용의자 구속영장… “도주 우려 하숙생”

입력 2017-06-14 23:40
13일 서울 연세대 제1공학관에서 발견된 사제 폭발물 잔해.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이 연세대 기계공학과 김모(47) 교수에게 사제 폭발물을 전달한 혐의로 이 학교 대학원생 김모(25)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14일 “김씨의 범죄 혐의가 상당하고,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 하숙생으로 도주할 우려 등이 인정돼 오후 10시30분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13일 오전 7시40분쯤 직접 제작한 폭발물을 담은 종이상자를 쇼핑백에 담아 김 교수의 방인 교내 제1공학관 479호실 앞에 놓아 김 교수의 손과 목 등에 1~2도 화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같은 날 오전 3시쯤 제1공학관에 도착했다. 다른 일 때문에 방문한 것처럼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연구실에서 3D 프린터를 구동시키는 치밀함을 보였다.

김씨는 지난 4월 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생한 지하철 테러 사건을 검색해 일명 ‘못 폭탄’(nail bomb)을 확인했다. 텀블러에 수십 개의 나사를 담은 형태로 모방한 폭발물을 제작했다.

못 폭탄은 그 자체의 화력보다 폭발 순간 못이나 바늘, 면도칼 등 날카로운 금속물질들이 날아들게 만들어 피해를 극대화하는 방식의 폭발물이다. 김씨는 지난달 말부터 폭발물을 제작해 지난 10일 완성했다.

경찰은 김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김 교수에 대한 개인적 원한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만 추측되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 동기를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