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 사실상 폐지 “시험 변질돼 취지 왜곡”

입력 2017-06-14 14:28
2015년 6월 23일 서울 강서구 수명고등학교 2학년생이 일제고사 시험지를 보고 있다. 국민일보 DB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이하 일제고사)가 사실상 폐지된다.

박광온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제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을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변경하는 안을 교육부에 제안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초‧중학교 일제고사 폐지를 교육공약으로 이미 제시한 바 있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제안에 깊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 모든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전수평가로 응시하는 것은 문재인정부가 지향하는 협력교육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9일 국정기획위와 간담회에서 오는 20일로 예정된 일제고사부터 표집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제고사가 지역별, 학교별 등수 경쟁으로 왜곡돼 전국 학업성취도를 분석하고 기초학력 지원을 위한 자료를 수집의 취지가 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국정기획위는 이 제안을 수용했다. 박 대변인이 “교육부에 제안했다”고 말했지만 이미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기획위는 다만 학업성취도 평가를 준비하고 있었던 교육청들을 감안해 올해 인쇄된 시험지와 답안지를 그대로 제공하고 시험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표집평가는 2018년도 일제고사부터 적용된다. 국정기획위는 교육부에 각 교육청과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 연구 결과 등을 반영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박 대변인은 “올해 일제고사는 표집 학교와 희망하는 교육청에서만 시행하고, 시도교육청별 결과와 학교 정보공시에선 제외된다”며 “오는 11월 평가 결과를 발표에서 국가수준 분석 결과만을 발표하고 각 교육청별 결과는 발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