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패션 브랜드 대표이자 디자이너인 A씨가 젊은 디자이너들의 월급 50만원을 수차례 지급하지 않았고 지급 요청도 회피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A씨 밑에서 일했던 디자이너 중 올해에만 5명이 임금체불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고, 노동부는 즉각 A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A씨는 "회사 사정이 어려웠고, 변제계획도 잡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를 고발한 젊은 디자이너들은 "임금을 많이 줄 수 없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언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A씨는 SNS에 라운지 클럽에서 연예인들과 디자이너들과 파티를 여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브랜드에서 지난 1~4월간 근무했던 20대 디자이너 B씨는 13일 경향신문에 "A씨 회사에서 3개월여간 월급 5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근무했지만, 한 달치 월급인 50만원밖에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디자이너는 A씨를 제외하면 B씨 등 3명이 전부였다.
이들은 입사 후 지난 3월 말 열린 서울패션위크 패션쇼 준비를 했다. 서울시가 매년 2차례 여는 서울패션위크는 올봄 행사에만 46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했다. A씨와 직원들은 주말에도 일해야 했다.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한 것도 모자라 직원들은 A씨를 대신해 사비로 거래처에 거래대금 일부를 냈다. 결국 B씨 등은 지난 4월 중순 회사를 그만뒀다.
퇴사 후에도 이들은 체불된 월급과 거래처에 대신 치른 돈 지급을 요구하며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글을 남겼다. 하지만 A씨는 일주일이 지나서야 '기다리라'는 취지의 내용의 글을 남겼다. 직원들이 재차 요청했음에도 다시 8일 뒤 '기다리면 주겠다'는 취지의 답만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A씨의 임금체불에 대해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던 디자이너들은 형사처벌을 원한다며 고소로 전환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