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에게 ‘몰카’를 찍혔다는 고발 글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피해자가 휴대전화 앨범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자 가해자는 “그럼 지워드릴게요”라며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한다.
13일 페이스북 익명 커뮤니티 ‘A대 대나무숲’에는 지난 12일 오후 무궁화호 열차 안에서 A대 학생에게 몰카 피해를 당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이 휴대전화를 어정쩡하게 들고 있어서 힐끗 보게 되었다”며 “카메라 렌즈가 제 쪽이 보이도록 들고 있었는데 중간 중간 저의 얼굴을 찍으려는 듯 하는 행동을 보였다. 휴대전화를 보고 다시 그 자세를 취하는 행동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 대담해지는 그 학생의 행동에 확신을 얻게 되었고, 바로 그 학생의 휴대전화를 잡으며 ‘갤러리 좀 볼 수 있겠느냐, 지금 저 찍으신거 같아서 그런다’라고 물었다”고 적었다. 남학생은 처음에 범행을 부인하더니, 글쓴이가 휴대전화를 뺏고 재차 앨범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그럼 지워드릴게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화가 난 글쓴이는 가해자와 실랑이를 벌인 끝에 역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글쓴이는 역무원과 같이 있는 상황에서도 남학생이 휴대전화를 빼앗고 돌려주지 않으려 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남학생의 휴대전화 앨범에는 글쓴이를 찍은 7~8개의 동영상뿐만 아니라 전철에서 찍은 여성 사진이 다량 발견됐다고 한다.
글쓴이는 가해자를 향해 “죄송하다는 말 한 마디도 안 하고 죄책감도 없이 그저 ‘잘못걸렸네’라고 생각하고 있을 텐데 지금까지 당신이 한 행동은 명백한 범죄”라고 일침을 가했다. 사건 당시 자신이 찍은 3장의 사진도 덧붙였다. 옆자리 남성의 휴대전화 카메라가 여성의 다리를 향해 있는 모습이다.
글쓴이는 “오늘 일을 경험하면서 몸이 벌벌 떨리는 것을 느꼈고 카메라 렌즈가 참 공포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학우 분들도 의심스러운 일이 있으면 주저 말고 현행범으로 잡아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