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치료를 앞두고 수술과 비수술 사이에서 고민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디스크로 한 때 다니던 직장을 쉬기까지 했던 송 모씨(47세, 남성)도 그러한 사례다. 송 씨는 “주변에서 ‘허리디스크는 어차피 수술을 해야 낫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술은 섣불리 선택을 하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 답은 환자의 증상에서 찾을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가 제 자리에서 벗어나 신경을 누르는 것이 원인인데, 이것이 허리나 다리 등에 통증 및 저림을 불러온다. 문제는 단순한 통증 외에 다른 증상들이 나타날 때다.
서초 세바른병원 박성준 진료원장은 “디스크 조직에 의해 신경이 심하게 눌려 있는 상태라면 통증을 넘어 하반신의 마비나 대소변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때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지만 이러한 환자의 비율은 소수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즉, 다리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는 등 심각한 감각 이상을 호소한다면 어쩔 수 없이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으나, 이는 드문 경우라는 것.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허리디스크 환자들은 수술이 아닌 비수술만으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비수술 치료의 가장 큰 강점은 수술에 비해 치료 과정이 훨씬 간단하다는 것이다. 시술에는 지름 2㎜ 가량의 미세 카테터가 사용되는데, 이 카테터가 삽입되는 부위만 부분마취하는 것은 물론 30분 내외로 치료가 완료되므로 환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매우 적다.
경막외 유착박리술은 허리디스크를 비롯하여 목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대부분의 척추질환에 적용이 가능한 비수술 치료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서초 세바른병원 박성준 진료원장은 “옆구리를 통해 척추 내부로 카테터를 삽입한 다음, 약물을 주입하여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 및 유착 등을 제거한다. 시술이 끝나고 나면 침상에서 휴식을 취한 뒤 입원 없이 당일 퇴원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물론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과 관리다. 수술 후에는 무엇보다 사후관리에 철저해야 하며, 그 핵심은 운동이다. 허리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누워있어야 한다거나 최대한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은 옳지 못하다.
따라서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되, 운동의 종류와 빈도는 전문 운동치료사와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취하는 자세도 중요한데, 엎드리거나 허리를 숙이는 자세는 최대한 지양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 더불어 척추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흡연, 음주도 절대 금물이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