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때 아닌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정부 당시 경기가 어려울 때는 추경을 외면해놓고 정권이 바뀌니까 법적 요건에 미달하는 추경을 밀어붙인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박근혜정부가 반대 여론이 높은 고위공직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 점을 들어 ‘묻지마 반대’를 하고있는 한국당에 날을 세웠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겸 원내대표는 13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민주당은 박근혜정부 초기 추경에 협조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해말부터 올해 2월까지 경제지표가 굉장히 좋지 않아 저희가 추경을 주장했지만 당시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해서 성사가 되지 않았다”며 “기획재정부에서조차 당시 유일호 부총리가 경기대응용 추경은 의미없다고 일축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최근에는 경기지표가 좋아지고 있는데도 (민주당에서) 이걸 입장을 바꿔서 추경을 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맞불을 놨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반대 여론이 각각 67.4%와 51.9%였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며 “한국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시절 국민의 반대 여론이 높은 고위공직 후보자에 대해 임명을 강행했던 한국당이 민주당을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우 원내대표는 “김상조 후보자는 적합이 65.6%고, 김이수 후보자도 54.6%다”며 “야당이 가장 반대하는 강경화 후보자도 찬성이 62%로 반대 여론의 배가 넘는데도 한국당이 청문보고서 채택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의 뜻과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 야당의 역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당의 반대는 ‘반대를 위한 반대’”라며 “시대가 바뀌었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야당다운 야당이 아니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