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늦잠을 잤다"는 이유로 독립기념일 행사에 불참했다.
13일 필리핀스타, 래플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수도 마닐라의 리살공원에서 열린 제119회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에르네스토 아벨라 대변인은 식 시작을 몇 분 앞두고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해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은 "지난 11일 카가얀데오로시에서의 일정 이후 대통령의 몸이 좋지 않다"며 "대통령이 하루 종일 연중무휴로 일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 5시 30분쯤 대통령의 불참을 통보 받았다"며 "걱정할 정도로 몸이 안 좋은 것은 아니다. 그저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테르테는 지난 해 12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낮 12시는 되어야 일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난다. 보통 자정이나 새벽 1시가 되어서야 잠을 자는 스타일"이라며 "대통령에 취임하면 오후 1시부터 일과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필리핀 국립역사위원회 관계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5년 다바오시 시장을 역임하던 때에도 독립기념일 행사에 불참해 논란이 됐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