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이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의 원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1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강 후보자의 임명이 지체되는 원인은 국민의당이 아니라 현 정부에게 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보다 국민의당에게 세련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적은 만들기 쉬워도 친구는 만들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국민의당을 야당으로 만들려고 하지 말고 우당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개혁을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협치는 정치 사전에 없는 말이다. 고개를 숙이는 걸로는 충분치 않다"며 "예를 들어 형식적으로라도 국민의당에게 인사추천을 부탁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인사, 정책, 법률에 있어 일방통행보다는 사전협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당이 40석이지만, 구조적으로 40석의 협조 없이는 어떠한 정책도 법률도 청문회도 불가능하다. 일방적인 협조를 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문 정부는 41%의 소수 정권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취임 한달 동안은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행동했는데 초반에는 통했지만 이것이 계속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러기 위해서 문 정부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정 의원은 개인적으로 강 후보자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야당으로서 검증을 철저하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개혁의 잣대를 강하게 들이대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개인적으로 폐쇄적이고 학벌주의가 강한 외교부를 개혁하는데 강 후보자가 그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현미경으로 본다면 청문회 의원들의 의견이 맞다. 하지만 망원경으로도 볼 필요가 있다"며 "외교부를 개혁 대상 1순위라고 생각한다. 폐쇄적인 문화를 혁파하기 위해서는 내부자가 아닌 외부자가 필요하다. 강 후보자만큼 적합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